• : re

    생명의 연속성은 유전의 성공으로부터 나오며 생명의 다양성은 유전의 실패에서 나온다.

    2024년 10월 22일 ― 인간은 왜 인간이고 초파리는 왜 초파리인가, 이대한, 바다출판사

    • 따라서 신경회로는 행동을 조절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 유전자와 환경이 만나는 접속면이기도 하다.

      2024년 10월 22일

    • 유전학의 뿌리는 기본적으로 '닮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중략) 반면 발생학의 초점은 '닮음'이 아닌 '다름'에 있다. 유전학의 핵심 발견은 DNA가 '다르면' 형태와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발생 현상의 핵심은 수정란에서 유래한 '똑같은' DNA를 지닌 수많은 세포의 형태와 기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유전학자들에게 발생은 난해할 뿐더러 곤란하기까지 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024년 10월 22일

    • 이는 인간의 뇌가 다른 영장류에 비해 천천히 성숙하면서 오랫동안 '말랑말랑'한 상태로 유지되어 학습, 기억, 복합감각 등 고도의 인지 기능에 필요한 능력들을 발달ㅋ시킬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기존의 학설을 지지하는 결과였다.

      2024년 10월 22일

  • : re

    재판이란 희생자가 아니라 행위자와 함께 시작되고 끝나는 연극과 흡사하다. 쇼와 같은 재판은 무슨 일이 일어났고 또 어떻게 일어났던가에 대한, 한정된 분량의 잘 정리된 개요를 보통 재판보다 훨씬 더 절실히 요구한다. 재판의 중심에는 행위자만이 존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행위자는 연극의 주인공과 같다. 따라서 만일 그가 고통을 받는다면 그가 행한 일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지, 그의 행위가 야기한 타인의 고통 때문에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

    2024년 10월 02일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김선욱 옮김), 한길사

  • : re

    "그래서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걔가 절대로 알면 안 돼. 히스클리프가 잘생겼기 때문이 아니야, 넬리, 나보다도 더 나 자신이기 때문이야. 우리의 영혼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걔의 영혼과 내 영혼은 같아."

    2024년 09월 08일 ― 워더링 하이츠, 에밀리 브론테(유명숙 옮김), 을유문화사

    • "창밖에 서 있는 전나무를 잡아 흔들던 그 바람 소리. 그 바람을 쐬게 해 줘. 바로 저 황야를 가로질러 불어오니까. 그 바람을 한 번만 들이마시게 해 줘!"

      2024년 09월 08일

    • 제가 유별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미친 듯 절망에 빠져 애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신을 모신 방을 지키는 의무를 거의 언제나 기쁘게 받아들인답니다. 그곳엔 이승도 저승도 범접할 수 없는 안식이 있거든요.

      2024년 09월 08일

    • 그는 그녀의 이름을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소리를 내지 못하더군요. 입을 악다물고 말없이 마음의 고통과 싸우면서도 저의 동정을 사나운 눈초리로 거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죽었느냔 말이야?" 마침내 그가 다시 물었습니다. 마음의 고통을 이기려는 몸부림 때문에 건장한 몸인데도 기댈 나무를 더듬어 찾지 않을 수 없었어요. 자기도 모르게 손끝까지 떨고 있더라고요.
      '가엾은 녀석.' 제 혼자 생각이었습니다. '너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심장이 있고 신경이 있었단 말인가! 왜 그 사실을 숨기려고 애쓰는 거지? 네 오만을 하느님이 모르실까 봐! 굴복하겠다는 울부짖음이 나오게 만들어 보라고 하느님을 시험하는 꼴이지!'

      2024년 09월 08일